(대전시가 주최한 제36회 장애인의 날 기념식에서 대전장애인상을 받게 된 아버지 김연환씨를 대신해 수상하는 김광래 교수.)



"장애를 갖게 된 사람 중 90%는 후천적인 사고로 인해 장애인이 됐다고 합니다."

20일 제36회 장애인의 날 기념식에서 '대전장애상'을 수상하는 아버지 대신 참석한 김광래씨(37,우송대 교수)는 장애복지에 대한 물음에 이같이 말하고 "누구나 장애를 가질 수 있다며 편견이 가장 무섭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이어 "누구라도 갑작스런 사고로 장애인이 될 수 있고 비장애인은 그들을 내 가족, 형제의 문제로 인식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비장애인들은 장애인들이 겪는 차별, 불이익, 생존권 등 중층적인 문제를 한 몸 한마음으로 고민하고 해결해 나아가는 자세를 가졌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췄다.

김 교수는 몸이 편찮으신 아버지를 대신해 수상하는 자리에 서게 됐고 장애인을 위한 직업재활복지시설 운영 및 장애인 인권ㆍ권익신장에 기여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자랑스럽다며 자세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오늘 이 자리에 오니 어떤 생각이 드는지.

아버지께서는 몸이 좋지 않으셔서 저를 대신 보내셨고, 표창 받는 것에 대해 부끄럽지만 복지향상을 위해 앞으로도 더 힘쓰라는 뜻에서 표창을 주는 것으로 안다며 뿌듯해 하셨다.

-아버지 김연환씨(62)는 어떤 장애를 갖고 있는지.

제가 두세 살 정도 때 아버지께서는 교통사고로 갑작스럽게 시각장애를 갖게 되셨다. 하지만 워낙 어렸을 때부터 봤던 아버지 모습이어서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눈이 불편하신 아버지의 모습이 낯설진 않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제 전공이 장애인복지정책인데 이 길로 들어선 된 것도 아버지 영향이 큰 것 같다. 일본에서 8년 동안 장애인복지공부도 하고 현재는 대학에서 사회복지를 가르치고 있다.

-유학시절 일본에서 본 장애인복지정책은 어떻다고 생각하는가.

일단 일본은 장애인의 자립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립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준다. 한 예로 시각장애인들이 도로를 마음놓고 다닐 수 있도록 점자보도시설이 잘 돼있다. 유니버셜 디자인이라고 해서 장애 유무나 연령, 사회환경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제품 건축, 환경, 서비스 등을 손쉽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들이 많다. 예를 들면 자판기 이용 시 동전을 던져도 사용이 가능하게 돼있어 누구나 쉽게 사용한다.
또 장애인들이 시설을 이용하지 않고도 집에서도 자활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국가에서 지원한다.

-우리나라는 장애인을 위해 충분히 지원하고 있다고 보는가.

우리나라가 OECD국가에 진입했지만 장애인복지서비스나 재정부분은 최하위다. 개선이 필요하고 서비스를 공급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에서는 장애인 자립을 이야기 하지만 그런 환경이 아직은 덜 조성돼있다. 얼마 전 혼자 생활하는 장애인이 집 수도가 얼어 물을 이용하지 못해 사망한 사건도 아직까지 서비스가 개개인에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나라에서는 시설을 이용하라고 하지만 그 수가 턱없이 부족하다. 또 지하철 리프트에서 장애인이 사용 중 사망한 사건도 그런 예중 하나다.

-아버지와 함께 참여한 활동이 있는지.

조선시대부터 안마와 침술활동은 이어져왔고 특히 시각장애인에게는 생존을 위한 수단이었다. 이것이 일반인에게도 허용되는 것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한 기억이 있다.

-장애인을 바라보는 우리사회 시선에 대해 하고 싶은말은.

편견이야 말로 가장 무서운 장애다. 우리 스스로 그들을 보는 시선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고 사회적 약자인 만큼 장애인을 배려하는 모습을 가져야 할 것이다. 비장애인에게도 사고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으니 말이다.

2016. 04. 21.(아시아뉴스통신=홍지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