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돼도 찾는 이가 없어 아이들이 쓸쓸해 합니다. 그저 아이들을 따뜻하게 앉아 주고 보듬어 줄 마음이 아쉽습니다”

연광복지재단 김연환 이사장은 예년과 달리 쓸쓸히 맞는 크리스마스에 아쉬움을 표했다. 연광복지재단은 성인 정신지체장애인 시설인 동심원과 중증 장애인인 요양시설인 연광원, 노인요양시설인 연광실버타운을 운영하고 있으며 120명이 입소해 생활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시각장애인으로 장애인의 심정을 잘 이해하는 사회복지 전분가로 잘 알려져 있다. 대전점자도서관장을 역임하고 대전시 시각장애인 연합회장과 대전시 장애인연합회 회장을 역임해 시각장애인 복지발전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 오고 있다. 하지만 김 이사장의 시각장애는 선척적 증상이 아닌 중도발생으로 장애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이 매우 힘들었다 한다.

“교통사고에 의한 실명 후 3년 이상을 방황했습니다. 자살과도 같은 극한 생각도 많이 했지만 부인의 헌식적인 노력과 주의의 도움으로 다시 일어서게 됐습니다”

김 이사장은 중도 실명자로서 극복하기 어려운 고통과 괴로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삶에 대한 의지를 통해 소외되고 어려운 사람의 아픔을 마음의 눈으로 보게 됐다. 그 후 장애인의 당연한 권리 찾기와 어려운 이웃에게 헌신 봉사하기로 다짐했다. 1984년 서울의 시각장애인 학교인 대건고등학교에 입학해 점자와 침술을 배우며 재활의 의미로 새 삶을 시작했다.

“장애를 겪고 보니 장애인들이 사회에서 배제되고 설 자리를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진로 선택이 막히다 보니 장애인들이 살아갈 방법이 정말 막막합니다.”

김이사장은 대전시의 시각장애인들의 모임인 안마협회, 침술협회 등 작은 모임을 하나로 결집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연합회를 결성해 독립법인으로 탄생시켰다. 법인 설립 후 산성동에 복지관 건립을 위해 일을 추진했지만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설득했던 일이 가장 큰 어려움으로 회고 했다.

“복지관 설립을 위해 3년간 지역 주민을 설득 했던 것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장애인들이 마음 놓고 살아 갈수 있는 터전이 필요합니다.”
 
 
김 이사장은 협회 활동을 하면서 사회의 무관심 뒤에 숨어서 지내는 수많은 장애인의 안타까운 현실을 접하게 됐다. 특히 정신지체 장애 아이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많이 접하게 된 것이다. 이에 김이사장은 복지재단을 직접 설립해 복지관을 운영하기로 결심을 했다.

“정신지체 및 중복장애자들이 어렵고 힘이 듭니다. 자립을 할 수가 없어 학교를 다니면 보호가 되지만 학교를 졸업하면 갈 곳이 없습니다. 일반가정도 한계가 있어 가정이 파탄이 나고 사회에서 받아 주지 않으면 버리지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중증 장애인을 돌보고자 결심한 김 이사장은 고속버스 터미날 인근에 소유한 건물을 처분해 서구 오동에 만 2천평의 부지를 구입해 사회복지법인을 설립해 정신지체 중증 장애인 60명과 노인 50명을 돌보고 있다.

“제일 힘들고 어려운 점이 있다면 정을 그리워 한다는 것입니다. 연말이면 각계의 후원을 받았지만 요즘은 경제가 어려워 졌는지 냉정해 졌습니다. 연말이 되도 찾아오는 사람이 없습니다. 아이들이 외부의 봉사자들이 오면 정말 반가워 합니다.”

김 이사장은 연말이 되면 더욱 쓸쓸해 지는 복지관을 바라보며 시민들이 그저 시설을 찾아 아이들을 안아주고 손을 잡아줄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고 말한다. 우리 사회에 장애인 관련법도 개정되고 장애인에 대한 차별금지와 관련한 법도 제정됐지만 아직도 곳곳에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는 데에 안타까울 따름이다.

“육체적 장애는 장애가 아니라 단지 불편할 따름입니다. 사는데 불편한 것은 장애가 아닙니다. 우리사회에 좋은 사람도 많은데 소수의 장애인을 매도하는 마음의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안타깝습니다”
 
연광복지관은 매년 5월 어울림 한마당 축제를 통해 시설의 장애인들과 자원봉사, 후원자들을 모두 초청해 체육대회 행사를 갖는다. 김 이사장은 올해도 역시 어울림 축제를 통해 연광원을 찾았던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서로를 이해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 보람된 일이라 말한다. 어울림 마당이 열렸던 연광원의 800평 운동장을 김이사장이 사재를 털어 손수 조성해 더욱더 뜻 깊은 행사가 됐다.

김이사장이 시설 장애아동을 위해 바람이 있다면 날씨와 관계없이 야외 활동이 가능한 다목적 실내 체육관과 자활작업장이다. 어떤 단순 작업이라도 장애인들에게는 자신도 일을 해낸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기 때문에 큰 교육적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김이사장은 마지막으로 “우리 장애인들을 많이 사랑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처음 다가서기에 어렵지만 따뜻한 정을 느낄수있습니다. 우리 시설의 아이들은 부모형제와 떨어져 있는 아이들입니다. 사람의 온정을 그리워 합니다. 관심과 사랑으로 손이라도 한번 잡아줬으면 합니다.”라며 장애인에 대한 관심과 온정을 당부 했다.
연광복지재단 후원 및 자원봉사 문의: 042-581-2220
 
디트뉴스24(2007. 12. 26) 이지수 기자